극단에 빠지지 않는 신앙으로
(본글은 최영기 목사님의 글을 편집하여 수록하였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이 어느 정도 정치에 참여해야 할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기독교인과 세상의 관계를 어떻게 보느냐에 달렸다고 생각합니다.
한쪽 극단에 있는 사람들은 하나님은 의로우신 분이기 때문에, 필요하면 폭력을 사용해서라도 세상의 구조악과 싸워서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 때 제3국에서 유행했던 해방신학자들 등이 이런 사람들의 예가 되겠습니다.
반대쪽 극단에 있는 사람들은, 세상은 사단에 속했기 때문에 크리스천들이 간여할 바가 아니고 세상과 구별된 거룩한 공동체를 이루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동부에 흩어져 사는 아미쉬 공동체가 한 예가 되겠습니다.
그러나 제 생각으로는, 세상과 기독교인의 관계는, 남이 소유한 집과 그 집에 세 들어 사는 세입자의 관계로 보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세상은 집이고 집 주인은 사단입니다.
“또 아는 것은 우리는 하나님께 속하고 온 세상은 악한 자 안에 처한 것이며”(요일 5:19).
그리스도인들은 이 집에 세 들어 사는 세입자입니다.
그러므로, 세입자가 자기 집도 아닌데 집을 때려 부수거나 다시 지으려 해서는 안 됩니다. 따라서 폭력을 사용하여 정권을 무너뜨리려 하거나, 이 세상에 기독교 국가를 건설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내 것이 아니라고, 집에 불이 났을 때 팔짱끼고 보기만 해도 안 됩니다. 힘을 합쳐 불을 꺼야 하고, 이웃과 더불어 다정하게 지내야 합니다.
그러므로 납세와 병역 의무를 거부하거나, 투표에 불참하거나, 세상과 단절된 공동체를 만드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정으로 공의로운 나라는 예수님이 다시 오실 때에만 이루어집니다. 그때까지 불의와, 부정과, 부조리와, 위선은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기독교인들의 정치 참여 정도는 개인의 양심과 은사에 따라 결정하되, 양 쪽 극단에 빠지지 않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샬롬원교회)